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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은 협상카드가 아냐

후쿠시마 방사능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를 필두로 하는 방사능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가 위협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5월 한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정부의 태도다. 최근 ‘위안부 합의 훼손’ 논란으로 굴욕외교 비난이 끊이질 않는 정부가 지난해 이미 한일복교 50주년을 맞은 관계 개선용 카드로 ‘일본수산물 수입금지 해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 따르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34개나 되지만, 일본은 유독 한국만 물고 늘어지며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일본산 식품을 규제하고 있는 대만이 일본 정부로부터 WTO에 제소하겠다는 압박을 받자, ‘우리는 원치 않는 식품을 수입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일본산 모든 식품의 수입금지로 강력하게 맞선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13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원산지를 속였다가 단속에 걸린 218건 가운데 일본산 수산물은 무려 41건이나 됐다. 원산지 미표시로 적발된 1237건 중에서는 46건이 일본산 수산물이었다. 녹색당에 따르면, 후쿠시마 핵 사태 이후 국내에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은 16만 톤이 넘는다.

국민은 안전한 먹거리를 원한다. 지난 2014년 식약처가 한국소비자연맹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9%가 ‘일본과 무역마찰을 감수하더라도 현 수준과 같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은 69.6%였다.

반면 정부의 방사능 수산물 정책에 대한 믿음은 바닥수준이었는데, 정부가 제공하는 방사능 정보에 대해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고작 1.1%였고, ‘다소 신뢰한다’는 응답도 12.2%에 그쳤다.

한국 정부가 걱정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인가 아니면 일본 정부의 심기인가. 국민의 안전을 담보삼아 외교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국민의 안전은 버카(버리는 카드)가 아니며, 정부는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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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진 기자
ehn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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