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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이야기] 석면① 석면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 침투했나

사진=Billbeee at en.wikipedia
사진=Billbeee at en.wikipedia

석면, 라돈, 초미세먼지는 공통점이 있다. 셋 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일상적 노출로 인해 건강 피해, 인명 피해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세 가지 물질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곤 한다.

침묵의 살인자 가운데 석면은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유구하다. 물론 라돈이 자연방사성 물질로서 태초부터 자연계에 존재해오긴 했지만, 석면은 인간이 직접 노출을 주도해 피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달리한다.

석면 사용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의 수의를 석면을 사용해 만들었으며, 기원전 5세기 무렵 그리스의 아테네는 석면으로 램프의 심지를 만들었다. 석면으로 만든 램프의 심지는 기름이 떨어져도 타지 않고 남았다고 한다. 석면(asbestos)은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질’이란 뜻인데, 부정의 의미인 ‘A’와 ‘멸하다’는 뜻인 ‘sbestos’가 결합해 생성된 단어다.

이처럼 열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강하고 유연성이 있으며 가격도 싼 석면은 현대에 이르러서 산업 전반으로 사용처가 확장됐다. 본격적인 상업적 사용은 1850년대 시작됐으며, 이후 패킹 제품, 가스켓, 브레이크라이닝, 각종 건축물 내외장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석면이 악몽이 된 건 석면노출로 인한 피해가 드러나면서부터다. 1924년 영국 병리학자 쿠크는 석면폐증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석면 먼지 흡입으로 인한 호흡기 섬유화증을 묘사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석면과 악성 암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주장했고, 1964년 석면이 확실히 암을 일으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석면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이를 단박에 금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우리나라도 석면과 암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지 50년이 훌쩍 넘은 올해에야 석면 함유제품의 제조·수입·양도·제공·사용을 전면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디까지나 새로운 석면 제품의 사용 금지일 뿐, 기존에 판매되고 설치된 석면 제품의 경우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한다. 게다가 개도국의 경우 여전히 석면을 다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건강 피해를 배제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석면은 단연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석면 제품은 우리 생활환경 전반에 침투했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다. 당신의 사무실과 집 천장, 지붕, 칸막이, 바닥에서 ‘침묵의 살인’을 위해 당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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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진 기자
ehn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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