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Home > 생활 > 유해물질 > [유해물질이야기] 석면③ 석면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유해물질이야기] 석면③ 석면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석면조사현장 / 사진=장병진
석면조사현장 / 사진=장병진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석면피해를 입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는 세계적으로 1억2500만 명이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됐고, 해마다 9만 명이 석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유해물질이야기 석면 2부에서 다뤘듯이 우리나라 석면 피해는 2030년 최고조에 달하며, 209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가장 나쁜 시기는 오지 않은 셈이다.

석면의 공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그러나 꾸준하고 전문적인 석면관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석면 제품을 조기에 적절히 제거한다면, 앞으로 노출될 석면피해는 줄일 수 있다. 즉, 2090년까지 예정된 석면피해 발생을 앞당기고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석면 문제는 크게 네 가지 특징이 있다. △1970년을 전후로 정부주도의 대대적인 지붕개량사업을 통해 석면슬레이트 지붕재가 전 국토를 뒤덮다시피 했다는 점 △마구잡이 재개발 과정에서 빚어지는 석면노출이 심각하다는 점 △재개발사업과 건축물 리모델링 과정에서 철거된 대규모 건축폐기물이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면공해문제 △석면함유 골재를 사용 등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건축물의 약 18%인 123만 동이 석면슬레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절반 이상은 사용 연한인 30년도 훌쩍 넘긴 상태라 석면비산 문제가 더 심각하다. 환경부는 2021년까지 19만 동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겠다고 대책을 세웠지만, 이는 전체는 12%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속도라면 슬레이트 제거에는 85년이나 걸린다고 비판한다.

재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석면 노출도 문제다. 지난 2009년 서울 왕십리뉴타운 현장에서는 구립홍익어린이집이 몇 개월 동안 건물철거가 진행되는 현장 한가운데 방치된 적 있다. 수백 명의 어린아이와 교사들이 석면 비산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다가올 석면노출 피해를 줄이려면 현존하는 석면 제품을 하루라도 빨리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한꺼번에 어렵다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순위의 가장 상위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 학원석면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서명운동 /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 학원석면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서명운동 /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하지만 학교와 학원가 석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4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 일대 학원 입주건물의 석면 실태를 조사한 적 있다. 당시 총 27개 건물에서 2042개의 파손부위를 발견해 석면 비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1년 후 한 번 더 해당 지역 건물의 석면 실태를 조사했는데, 석면 자재의 훼손부위가 전년보다 2866개가 늘어나 총 4908개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체류시간이 긴 학원가도 비석면 안전지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제 수준을 끌어올려 이미 발생한 피해자를 도울 수도 있다. 현재 석면피해자 가운데 직업성 석면 노출로 인한 경우는 산업재해보험의 적용을, 환경성 석면노출로 인한 피해는 석면피해구제제도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석면피해구제제도를 통한 환경성 구제금은 산재보험금에 비해 절반 혹은 3분의 1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석면피해구제제도를 통한 환경구제금을 현실적이고 형평성에 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의 슬레이트 보급 정책에 따라 혹은 석면 광산 개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직업으로 돈을 벌며 피해를 입은 사람보다 피해 급여 수준이 턱없이 낮은 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석면 피해를 산재로 인정받기가 굉장히 까다로워 산업재해자들도 모두 석면피해구제제도로 몰리는 있다고 지적한다.

‘침묵의 살인자’ 석면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하며 호시탐탐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부로 석면의 사용이 전면 중단됐지만, 석면 피해는 앞으로도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며 그사이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앞으로도 석면환경관리에 더욱 힘써야 하는 이유다. 당신도 잠재적인 피해자일 수 있다.

< 하단 버튼으로 기사 공유 ⓒ 환경보건신문 Environment & Health News>
장병진 기자
ehnkorea@gmail.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