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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반입 조사결과 왜 안 나오나

2015년 6월 8일 탄저균 반입 미군 규탄 기자회견 / 사진=참여연대
2015년 6월 8일 탄저균 반입 미군 규탄 기자회견 / 사진=참여연대

 

지난 5월 27일 미국 국방성은 유타주의 미군 생화학 병기 실험소에 보관되어 있던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실수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배달됐다고 밝혔다.

탄저균은 ‘개발도상국의 핵무기’라 불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살상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 위력은 단지 100kg을 공기 중에 살포하는 것만으로도 100만~300만 명을 목숨을 앗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탄저균은 개발, 생산, 저장, 취득, 비축이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탄저균이 단지 ‘실수’로 인해 ‘살아있는’ 상태로 ‘민간 택배 회사’인 페덱스(FedEx)를 통해 국내로 반입됐다는 사실은 경악 그 자체다.

미군은 탄저균이 살아있는지 몰랐고 비활성화 상태인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만약 비활성화 상태의 탄저균을 반입했더라도, 생화학무기금지법과 감염예방법에 따라 반드시 사전 신고나 허가가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핵무기에 버금가는 이런 위험천만한 무기가 국내로 들어오는 내내 아무도 몰랐다.

경악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한미 합동실무단이 꾸려져 8월 6일 오산공군기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탄저균 반입 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로 9월 중 조사결과를 공개하겠다던 약속도 이미 파기된 지 오래다.

지난 현장 조사 과정에서는 탄저균 실험이 이전에도 이미 수차례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한미 합동실무단에 참여한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박포헌 바이러스팀장은 탄저균 실험이 과거에도 있었는지 조사했느냐는 경기도의회 양근서 의원의 질의에 “(주한미군으로부터) 이전에도 수차례 실험했다는 뉘앙스의 답변을 들었고 현장의 모든 조사단원이 그렇게 이해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모호한 답변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군 측에서 이를 확인할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군이 사실을 은폐하고 국방부가 의지가 없는 한, ‘개발도상국의 핵폭탄’은 언제 또다시 국내로 반입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폭탄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누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우선 9월로 예정됐던 조사 결과를 속히 발표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파헤쳐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핵폭탄’에 대한 최소한의 예방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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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진 기자
ehn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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